Study Note2016. 4. 4. 17:52



이제 진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 내려가려고 합니다. 직업 때문에 UI, UX에 대해 이것저것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요, 사실은 브랜드나 제품을 위한사운드디자인이 제 전공분야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디자인이라고 답 할 것입니다. "어떤 브랜드를 리브랜딩 한다고 할 때 가장 먼저 수행하는 일은 대부분 디자인을 새로 고치는 일이다" 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실제로 그런가?' 라는 질문에 '그렇다' 라고 스스로 답하게 되더군요. 

앞서 언급한 브랜딩의 5가지 요소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관성을 유지 하고 있습니다. 4가지 요소가 나머지 하나를 설명 하기도 하고, 하나의 요소가 다른 4가지 요소의 시작점 하기도 합니다. 이 5가지 요소 중 디자인은 주로 시각적인 내용의 결과물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장 빠르고 명확하게 그 변화를 보여 줄 수 있는 요소입니다. 포지셔닝의 변화, 브랜드의 새로운 이야기, 고객의 니즈를 적용한 브랜드의 새로운 모습, 그리고 브랜드 가치를 명확하게 드러나는 외형까지 이 모든 것을 (고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디자인 영역에서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전체를 요약해서 보여주거나 전체의 개요가 되기에 매우 적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브랜딩을 처음 시작하거나 기존 브랜드를 리브랜딩을 하게 될 때 디자인에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입니다.


- 브랜딩에서의 디자인

디자인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아래와 같습니다.

디자인(design)이란 주어진 목적을 조형적으로 실체화하는 것으로, 의장()이나 도안을 말한다. 디자인이라는 용어는 지시하다·표현하다·성취하다의 뜻을 가지고 있는 라틴어의 데시그나레(designare)에서 유래한다. 디자인은 관념적인 것이 아니고 실체이기 때문에 어떠한 종류의 디자인이든지 실체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디자인은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조형요소() 가운데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들의 구성으로, 합리적이며 유기적인 통일을 얻기 위한 창조적 활동이며 그 결과의 실현이 곧 디자인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디자인 [Design] (학문명백과 : 예술체육, 형설출판사)


하지만, 브랜딩에 있어 디자인은 눈에 보이는 외형 뿐만 아니라 제품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형태로 폭 넓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브랜드로고, 제품 형태, 홍보물, 판매매장 등의 눈에 보이는 외형 디자인이 있는가 하면 제품사운드, 제품 이름, 홍보/마케팅을 위한 광고문구, 켐페인 슬로건처럼 무형의 요소들을 다루는 디자인도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가 제품을 사용하면서 얻게될 경험마저도 디자인되고 있습니다. 오늘 얘기하게 될 내용은 무형의 요소들을 다루는 디자인 중 소리영역에 해당하는 사운드디자인입니다. 전자제품 작동 중 들리는 부저음(Beep), 휴대폰에서 울리는 벨소리, 컴퓨터 부팅이 끝나면 들리는 짧은 음악, 자동자 엔진 소리, 광고음악과 사운드고 등 우리는 사운드디자인의 결과물들을 매일 매시간마다 경험하고 있습니다. 


- 사용자 경험 (User Experience, UX)을 고려한 제품 사운드디자인

제품 디자인에 있어 UX 디자인은 빼 놓을 수 없는 항목입니다. 제품의 품질이나 브랜드의 가치를 평가할 때 UX는 아주 좋은 평가 기준이 되기도 하지요. 전자제품의 예를 들자면, 하드웨어 스펙과 외형 디자인이 같은 두 제품이 있습니다. 이 중 하나에만 새로운 UI 디자인을 통해 차별성 있고 유용한 인터렉션을 더한다면 두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평가는 어떻게 나올까요? 예를 들면, 한 제품에만 음성인식을 이용한 보이스 UI가 적용된 상태라면 말입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고객은 새롭게 UI를 디자인한 제품을 더 높게 평가할 것입니다. 버튼을 누르거나 몸을 써서 움직여야 했던 제품의 조작이 음성 명령만으로 가능해진다면 이 새로운 경험에 만족을 표하거나 감동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엔 UI디자인에 사운드를 추가했을 때의 UX 변화를 샘플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아래에 간단하게 만든 UI가 있습니다. 사용자는 OK 버튼을 눌러서 테스트를 진행 할 수 있고 그 테스트 진행 상황이 디스플레이 되며 테스트가 완료되면 텍스트 팝업을 통해 완료되었음을 알려줍니다.샘플 1과 샘플 2 두 가지를 직접 조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OK버튼을 클릭하세요)



샘플 1 (사운드디자인 X)



샘플 2 (사운드디자인 O)



UI 조작 중 소리가 나는 것을 싫어하는 분이 아니라면 사운드디자인을 한 "샘플 2"에서 들려오는 사운드 피드백이 UI 조작(Input)과 그에 따른 반응(Output)을 인지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느끼실 것입니다. (UI 디자인 컨셉이 따로 없기 때문에 사운드의 심미성 부분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시각만으로도 조작과 반응에 대한 인지를 할 수 있지만 사운드가 추가되면서 인지성은 놀라울 정도로 올라갑니다. 고객이 사운드디자인을 통해 보다 명확한 인터렉션(상호작용)을 느낄 수 있게되면 UI 조작이 훨씬 수월할 것이며 사용이 편한 만큼 제품에 대한 신뢰나 평가는 올라갈 것입니다. 결국 사운드디자인이 고객의 사용자경험에 영향을 주어 제품이나 브랜드의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도움을 주게되는 것입니다.


사실 위에 언급한 내용은 사운드디자인의 극히 일부분에 해당합니다. 제품 사용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디자인 해서 넣는 소리 뿐만아니라 제품이 원래 가지고 있는 소음을 단순한 소음이 아닌 의미있는 소리로 만들거나 소음처럼 들리지 않게 하는 일도 사운드디자인의 영역에 속합니다. 아래 사진은 사운드디자인에 대해 언급할 때 자주 소개되는 알레시 주전자입니다.


이 주전자에는 물을 따르는 부분에 새 모양의 뚜껑이 있는데요, 이 뚜껑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물이 끓을 때 발생하는 수증기를 이용해 새소리가 나도록 디자인된 일종의 악기입니다. 이 새소리는 물이 끓는다는 정보를 사용자에게 알려주어 사고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1980년대 초에 한 건축디자이너가 고안해 낸 장치인데 요즘은 비슷한 기능을 가진 주전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처럼 제품의 특성을 이용해 유용한 소리를 조합해 내는 것도 사운드디자인의 한 영역입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자면 자동차 제조회사의 소음진동 제어에 관한 것입니다. 내연기관을 탑재하고 고속으로 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는 한마디로 소음과 진동 덩어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자동차 제조회사들은 오랜기간동안 이 소음진동을 줄이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써 왔습니다. 그 결과 매우 조용한 자동차들이 많아 졌지요. 하지만, 어떤 차들은 매우 큰 소리의 배기음을 그대로 유지한체 출시되고 있는 것을 알고 계실겁니다. 오히려 그 배기음이나 엔진소음이 더 다이나믹하게 운전자의 귀를 자극하도록 조절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소음진동 억제라는 자동차 회사들의 기본적인 입장과 상반되지만 사용자의 니즈에 대응하는 디자인의 일환으로 오랜기간 유지, 발전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품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소음을 사용자의 보다나은 경험을 위해 조절하고 다듬는 작업도 사운드디자인의 한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능성을 높여주며 감성까지 자극할 수 있는 소리는 디자인에 있어 매우 중요한 소재입니다.이 소재를 잘 이용한다면 사용자에게 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마케팅 차원의 브랜드 사운드디자인

앞서 설명 드렸듯 브랜드는 낙인이며 고객과의 약속입니다. 고객은 제품에 찍힌 브랜드 로고만 보고도 그 제품을 신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객에게 이정도의 신뢰를 얻는 것이 쉬운일 만은 아니지요. 타사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야 가능한 일입니다. 브랜드 인지도는 제품의 우수성을 기반으로 서서히 상승할 수도 있지만 브랜딩을 통해 빠르게 상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사운드를 이용한 소닉브랜딩 (사운드브랜딩)은 비교적 빠른 속도로 브랜드를 고객에게 인지시킬 수 있는 브랜딩 기법으로 많은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위 이미지는 S전자의 소닉브랜딩 (사운드브랜딩)을 간략하게 정리한 것입니다. 먼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Over The Horizon이라는 타이틀의 코어사운드로 디자인하였습니다. 코어사운드는 소닉브랜딩을 위해 만들어질 브랜드 드사운드의 원형이 되는 사운드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멜로디가 될 수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독특한 소리 일 수도 있습니다. S전자의 경우 6음절의 멜로디를 이용하여 휴대폰벨소리, 메시지 수신음, 디폴트 Mp3 음악, 전시회용 영상음악, 행사장 배경음악등 다양한 형태의 사운드 애플리케이션을 제작 / 활용 하였습니다. 위에 언급한 사운드애플리케이션에는 6음절의 코어사운드가 각각의 기능이나 음악적 구성에 맞게 잘 조합되어 있는데요, 기능성 향상만을 위한 것이 아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아 디자인된 사운드입니다. 

이렇게 디자인되어 제품에 적용된 브랜드 사운드는 전 세계 여기저기서 제품 사용자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주변인들에게 까지 들려지게 됩니다. 만일, Over The Horizon이 S전자의 브랜드사운드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 소리를 듣고 잠깐이나마 S전자를 떠올리거나 '갤럭시S6?' 하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을텐데요, S전자의 코어사운드 Over The Horizon은 이미 전 세계에 많이 알려진 상태이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머리속에 S전자나 그 브랜드명이 떠오르고 있을 것이 생각됩니다. 이 얘기는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노출되고 있으며 전파되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저는 이것을 고객간에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브랜드 광고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사운드의 활용은 이밖에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주 노출되었던 분야가 아니다보니 설명 드리고 싶은 내용이 상당히 많습니다. 다음 포스팅 부터는 사운드디자인에 대한 좀 더 깊은 얘기를 다루게 될텐데요, 브랜드사운드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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