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 Note2016. 4. 18. 12:16



1. 부저 사운드디자인의 약점

여러가지 제품사운드 디자인을 해 본 결과 가장 까다로운 디자인은 단연코 부저사운드(beep,비프) 디자인이었습니다. 이유는 디자이너의 상상을 표현하기에 너무도 부족한 Output 성능 때문인데요, 어떠한 것을 상상하더라도 재생할 수 있는 소리는 "삐"가 전부입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먼저 짚어 보겠습니다.


소리라고 하는 것은 아래 세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소리의 3요소

1. 소리의 세기 (음량, Loudness)

2. 소리의 높낮이 (음고, Pitch)

3. 소리의 맵시 (음색, Timbre)


소리는 이 3개의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뜻인데요, 음량, 음고, 음색을 변경함으로써 여러가지 소리로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뜻이기도합니다. (실제로 3가지 요소의 변경으로 어떻게 소리가 변화되는지는 아래에 따로 설명 하겠습니다.) 그런데, 각종 제품에 탑재되는 일반적인 부저들은 소리의 3요소 중 한 가지에 대한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이미 알고 계신 분도 계시리라 생각되는데요, 부저는 음색 변화가 불가능합니다. 제가 찾아본 바에 의하면 제네레이터에서 발생되는 톤의 종류를 선택할 수 있는 고급 부저도 있다고 하는데요, 작업 하면서 그런 부저를 본 적은 없습니다. 아마도 단가 문제로 실제 적용은 어려울게 아닌가 싶습니다. 

딱 3가지를 변경해서 디자인 해야하는 것이 사운드디자인인데, 그 중 하나를 변경하지 못하는 것은 디자이너로써 너무도 가혹한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가전제품에서 들리는 부저음을 들어보면 이 회사 제품이나 저 회사 제품이나 비슷하게 들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사실 음색뿐만 아니라 소리의 엔벨로프 (Envelope) 변화도 한정적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에 소리의 세기 변화 또한 제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차별화된 부저 사운드디자인의 가능성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일부 가능합니다. 위에 언급한바와 같이 부저는 음색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디자인의 다양성 면에서 매우 큰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리의 2가지 요소를 최대한 활용한다면 일반적으로 들어왔던 부저음보다 새롭고 참신한 부저음을 디자인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왜 일반적인 전자제품의 부저 사운드는 별 차이 없이 비슷하게 들리냐구요? 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 드리자면, 부저사운드의 디자이너가 참여하여 사운드를 만들고 적용 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기능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부저 주파수 데이터를 만들어 사용하긴 하지만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하지 못하는데다 적용하는 과정에서도 디자이너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제품에서 기계적인 사운드의 동질성이 느껴지기 일쑤입니다.



3. 섬세함을 통해 얻는 사운드의 차별성 

아주 일반적인 부저사운드를 조금 다른 느낌으로 디자인한 예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위에 언급했지만 부저사운드를 디자인 할 때 변경 가능한 소리의 요소는 음량과 음고 뿐인데요, 음고(높낮이)가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음량 조절만으로 디자인한 예시입니다. 짧은 음 하나하나를 개별적으로 컨트롤 했을 때 나타나는 차이를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참고사항] 

음량의 조절은 하나의 음 전체에 대한 소리의 크기를 조절하는것 뿐만아니라 소리가 울리는 동안의 음량을 시간단위로 조절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음악용어인 Fade out이 그 좋은 예인데요, 1초 동안 울리는 소리의 음량 전체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0.5초 이후부터 음량이 줄어들기 시작해서 소리가 끝날 때 음량이 0이 되는것, 이것이 시간단위로 음량을 조절하는 Fade out입니다.


[부저사운드 입력에 사용되는 용어 설명] 

on-time : 일정한 음량으로 입력된 주파수가 재생되는 시간 

off-time : 음량이 0이 될 때 까지 Fade out 처리되어 소리가 작아지는 시간

-예시- 

400hz, on-time 500, off-time 300 일 경우 400hz의 주파수가 500ms동안 일정 음량으로 재생되다가 501ms 부터 소리가 작아지기 시작하여 800ms시점에 음량이 0이되고 재생을 멈춥니다.

(제품에따라 다른 용어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Click to play buzzer sound 를 클릭하시면 소리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약간의 음량 조절만으로 달라진 부분을 느끼셨나요? '이렇게 디자인 하는 것이 좋다'라기 보다는 '이정도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만일, 부저사운드 디자인이 가능한 디자이너가 고정되어 있던 음의 높이까지 조절해서 멜로디 자체를 바꾸게 된다면 훨씬 차별성 있는 부저사운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소리의 성질을 바꾸어 차별성을 주는 디자인 이외에 멜로디 구성에 음악적 감성을 이용하거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심을 수 있는 사운드 기획을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것이 제가 하는 여러가지 일 중에 하나입니다.





세상 모든 소리를 디자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