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 Note2016. 3. 30. 18:30




브랜딩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저는 이렇게 말 할 것입니다.


"브랜딩은 브랜드에 인격(Personality)을 불어 넣는 작업이다"


'인격을 불어 넣는다' 라는 표현이 너무 추상적인 표현일 수 있으나 가장 적합한 표현이기도 합니다. "What is branding?" 의 저자 매튜 힐리는 그의 저서에서 브랜딩의 구성요소로 아래 5가지를 뽑았는데요, 제가 '인격을 불어 넣는다'라고 표현한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 브랜딩의 5가지 구성요 

1. 포지셔닝 : 브랜드가 고객에게 어떤 모습으로 상징화 되며 경쟁 브랜드와 어떻게 비교되는지 규정.

2. 스토리텔링 : 고객과 브랜드가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

3. 디자인 : 제품의 외관 뿐만아니라 소재, 브랜드 로고, 사운드까지 아우르는 가장 폭 넓고 중요한 요소.

4. 가격 : 제품의 가격 정책은 브랜드의 가치를 결정하는 필수 요소. 

5. 고객관계 : 고객이 특별하게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과정.


브랜드는 포지셔닝을 통해 상징성을 얻고 경쟁사 제품과의 차별성을 부여 받습니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고객의 공감을 얻고 자신만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갑니다. 디자인을 통해 외형적, 감성적 형태를 얻고 가격이 매겨짐으로써 그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마지막으로 고객관계를 관리함으로써 고객과 소통하고 보다 나은 브랜드로 발전해 나아갑니다. 이 결과 브랜드는 하나의 정체성(Identity)를 갖게 되지요. 이처럼 브랜딩은 갓 태어난 아기가 하나의 인격체가 되어가는 과정과 매우 흡사합니다. 아래에 제가 기억하고 있는 브랜딩의 예를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브랜딩이라는 용어가 낯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나에게는 최고의 탄산음료 킨사이다.

목을 조여오는 갈증 때문에 시원한 음료수가 생각날 때 여러분은 어떤 음료수를 떠올리시나요? 저는 주로 "사이다"라는 음료수를 떠올리며 주변에 편의점이 있는지 두리번거립니다. 목이 마른 상황에서 제 머릿속을 스치는 이미지 하나와 경쾌한 노랫말이 오랜기간 동안 “사이다”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탄산이 톡톡 터지는 투명한 탄산수 위에 동동 떠 있는 얼음, 사이다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이미지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가사와 멜로디가 또렷하게 기억나는 CM송. "뜨러운 가슴 타~는 갈증에 마시자 킨! 사이다!".

'갈증엔 사이다' 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 주었던 노래입니다. 요즘은 칠성사이다에 밀려 소매점에서 조차 보기 힘든 브랜드가 됐지만 1990년대 까지는 정말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음료수입니다. 킨사이다는 코카콜라社가 한국에만 유일하게 출시한 브랜드인데요, 맑고 투명한 사이다는 짙은 색을 띄는 코카콜라와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당시 한국코카콜라는 간장색에 가까운 코카콜라와 오렌지색을 띄는 환타를 생산/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브랜드 킨사이다는 투명한 색으로 디자인 되었고, "갈증을 해소해 주는 상쾌한 음료"라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코카콜라, 환타 와는 다른 위치에 포지셔딩 되었습니다. 


<이미지 : 1990년 광고를 통해 본 음료 3종의 브랜드 포지셔닝>

1990년 전후의 광고들을 찾아본 결과 코카콜라, 환타, 킨사이다는 각기 다른 포지션에서 각각의 스토리와 디자인을 통해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었습니다.

코카콜라는 여유로워 보이는 직장인들이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이미지를 내세우며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다소 고급스러운 연출로 차별성을 주었습니다. 환타는 어린 학생들이나 젊고 귀여운 여성들이 즐기는 이미지를 내세우며 재미와 맛을 강조했습니다. 연령층이 확실히 낮게 설정 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킨사이다는 젊음을 대변하는 배우를 내세우며 "갈증해소"라는 슬로건으로 코카콜라와 환타 사이에서 새로운 자리를 찾아냈습니다. 

이 세가지 음료수는 모두 코카콜라社의 제품이지만 탄산음료라는 공통점을 빼면 용기 디자인, 음료 색상, 마케팅 전략까지 완전히 다른 브랜드입니다. 자사의 브랜드끼리 같은 포지션에 놓이는 것은 마케팅 측면에서 결코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겠지요. 어쨌든 코카콜라社는 잘 포지셔닝된 이 세 가지 음료수로 한국의 음료수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물론 1990년 이후 롯데가 만든 칠성사이다의 등장으로 킨사이다가 위협을 받기 시작 한 후 한 없이 뒤쳐지는 결과를 보였지만 1990년 초반까지만 본다면 브랜딩의 좋은 예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브랜드는 약속이며 브랜딩은 끝나지 않는 줄다리기다.

브랜드의 어원은 '낙인을 찍다'라는 뜻의 burn (고대 스칸디나비아어 또는 게르만어) 입니다. 가축의 소유주나 와인의 생산자를 표시하기 위한 수단인 낙인이 브랜드의 어원인 것입니다. 이 낙인은 가축과 와인을 소유주와 생산자가 스스로의이름을 걸고 품질을 보증하는 일종의 약속인 샘이죠. 브랜딩은 이 약속에 美적인 가공을 하고 차별성과 감동을 주어 최고의 약속임을 지속적으로 증명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은 고객의 동향을 면밀히 살펴가며 때로는 밀고 때로는 당기는 식으로 지속됩니다. 고객이 브랜드라는 약속의 줄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힘을 겨루게 하는 것이 브랜딩의 가장 큰 목적이죠.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면 성공적인 브랜딩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브랜딩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드렸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브랜딩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디자인 영역의 얘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브랜딩에 있어 디자인은 제품 디자인 뿐만아니라 소재 선택, 브랜드 로고 디자인, 사운드디자인 등 정말 광범위한 부분을 포함하고 있는데요, 이 중에서 조금은 덜 알려져 있는 사운드 디자인을 중점적으로 다루어 보겠습니다.



사운드디자인의 모든것